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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은 어떻게 장류를 대표하는 고장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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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9-29 14:35글쓴이 관리자조회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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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에서?
순창고추장 떡볶이한국에 고추가 전래한 후 한국요리에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고춧가루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김치는 그저 소금에 절인 채소였지만, 고춧가루가 널리 쓰이고 젓갈을 활용하게 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김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고추장도 마찬가지다. 고추가 도입된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고추장이 만들어 판매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 한국인이 김치와 비빔밥, 떡볶이 등을 즐겨 먹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고추장에도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고추장은 전분의 원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기본은 멥쌀인데, 여기에 찹쌀을 더하거나 보리 등의 곡류를 첨가해 다양한 맛과 식감의 고추장이 만들어진다. 찹쌀을 사용하면 멥쌀만으로 만든 것보다 은은한 단맛이 더해지고, 보리를 첨가해 만든 고추장은 단맛은 비교적 적지만 구수한 맛이 강하다.
한국인의 필수 양념, 고추장
고추장은 음식 또는 재료에 풍부한 맛을 더하는 훌륭한 소스다. 비빔밥, 제육볶음, 떡볶이, 무침 요리의 기본이 되는 소스가 모두 고추장이다. 채소 등 식재료의 맛을 더하면서 저장성을 높이는 재료로 고추장을 활용하기도 한다. 장아찌가 대표적인데 고추장으로 고추, 무, 나물, 심지어 굴비도 장아찌로 만들 수 있다.
고추장 만드는 중강순옥 명인 장항아리들고추장의 발효는 과학이다
고추장의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주다. 메주는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누룩곰팡이*가 생긴다. 이 누룩곰팡이는 프로테아제와 아밀라아제를 방출하는데, 이들이 고추장의 맛을 결정한다. 프로테아제는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아밀라아제는 전분을 당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도맡는다. 이때 생성된 아미노산과 당이 고추장의 감칠맛과 단맛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특히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은 고추장의 깊은 감칠맛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 누룩곰팡이: 아시아권에서 널리 쓰이는 균으로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 등 장류를 담그거나 막걸리와 같은 술을 빚을 때 발효를 위해 활용한다.발효 중인 고추장메주에는 젖산균과 효모도 들어있다. 젖산균은 당을 젖산으로 바꾸면서 고추장의 pH를 낮춰 산미를 주고, 효모는 당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변환해 병원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고추장을 발효할 때는 온도와 습도도 중요하다. 적정 온도(20~25°C)에서 가장 발효가 잘 이루어진다. 너무 낮거나 높은 온도는 발효 속도를 늦추거나 미생물의 생육을 방해할 수 있다. 적정량의 산소에 노출하는 것도 맛을 더 깊게 하는 방법이다. 다만, 과다한 산소 노출은 곰팡이의 생장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발효가 끝난 뒤에도 고추장의 맛은 계속 깊어진다. 미생물 활동이 계속 이어지는 덕분이다.
아이들을 위한 발효, 숙성이야기순창의 장류가 특별한 이유
고추장은 전국 어디에서나 만들고 먹어온 재료이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순창 지역의 고추장이 맛있다는 기록이 있다. 1809년(순조 9년),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여성용 전통 생활 기술집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순창과 천안의 고추장을 팔도의 명물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강순옥 명인그렇다면 순창 지역의 고추장이 특별하고 맛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고추장은 가을에 담근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가 햇고추를 수확해 고춧가루를 만드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창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인 8월 말에서 9월 초에 고추장을 담그기 시작한다. 이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크지 않은 순창의 기후 조건이 고추를 빠르게 수확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고추장 불고기 한 상고추장 두루치기고추장을 담그는 시기가 다르면 장류의 기본 재료인 메주에 피는 곰팡이의 종류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발효과정에서 메주에 하얀 곰팡이(백국균)가 피지만, 순창의 메주에는 노란 곰팡이(황국균)가 핀다. 다른 지역보다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가 이르다 보니 이에 맞춰 발효 시기도 다른 지역보다 이르게 되고, 이에 따라 발효에 관여하는 곰팡이의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순창의 메주에 피는 황국균은 백국균에 비해 단백질 분해 성능이 탁월하여 단맛과 감칠맛을 더욱 자아내도록 만든다. 이렇게 고추장을 담그는 시기가 이른 덕분에 순창은 한국에서 고추장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 되었다.
메주가루를 넣은 쿠키발효 아이스크림순창 고추장을 즐기는 방법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1997년 조성된 이래 한국의 장류 문화를 선도하는 공간이 되었다. ‘대한민국식품명인’인 강순옥 명인을 비롯해 수많은 생산자가 이곳에서 장류를 빚어 판매하고 있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 중시판 중인 명인 장류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부근에 있는 순창발효테마파크는 남녀노소 누구나 순창의 장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고추장과 된장을 비롯해 한국의 장류 문화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장류를 직접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테마파크 내 푸드코트에서는 순창고추장을 넣어 만든 떡볶이와 치킨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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