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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생태계를 자랑하는 섬진강의 보물, 재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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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9-29 14:25글쓴이 관리자조회 :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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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에서?
하동 재첩 한상한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 ‘시원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한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국물이 차가운 것도 아니고, 심지어 너무 뜨거워서 입으로 바람을 불어가며 먹어도 시원하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인들이 뜨거운 것을 두고 ‘시원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물리적인 온도가 아닌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감상, 특히 ‘속이 풀리는 느낌’을 두고 하는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시원한 재첩국‘시원하다’라는 표현은 한국의 국물 요리, 특히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국을 먹을 때 자주 사용된다.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것은 에너지와 수분이다. 그리고 해장국의 재료가 되는 콩나물, 선지, 황태 등의 공통점은 고단백 식재료라는 점이다. 해장국을 먹으면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섭취되고 거기에 국물 요리가 주는 수분이 더해져 속이 뚫리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때 ‘시원하다’는 표현이 탄성처럼 터져 나오게 된다.
기수역이 주는 풍요로움의 상징, 재첩
‘시원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식재료에는 조개도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크기는 작지만 남다른 시원함을 자랑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재첩이다. 재첩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잘 자란다. 하구에 접어들며 모래가 쌓이기 시작하는 지점이 재첩이 서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섬진강 하류가 딱 그렇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과 장수군에서 발원해 전남 구례 쪽으로 지리산을 빙 둘러 광양으로 흘러 나가는 강이다. 하굿둑이 없어 하류에 기수역이 발달했음은 물론이고, 모래가 퇴적된 지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동 재첩잡이 풍경하동재첩특화마을섬진강 하구를 공유하는 구례와 하동, 광양 지역의 사람들은 매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재첩을 잡는다. 이 일대의 수심은 1미터 정도로 그리 깊지 않아서 사람이 직접 들어가 갈고리로 강바닥을 긁어서 재첩을 채취한다. 이보다 깊은 곳은 배를 이용해 채취하기도 한다.
재첩은 어떻게 요리할까?
가장 쉽게 재첩을 즐길 수 있는 요리로는 재첩국이 있다. 먼저, 냄비에 재첩과 물만 넣고 삶고, 재첩을 다 삶고 나면 껍질을 까서 살과 분리한다. 이때 재첩을 삶고 남은 물은 버리지 말고 잘 보관해야 한다.
재첩 비빔밥다음으로 재첩을 삶고 난 후 따로 모아둔 삶은 물을 뚝배기에 옮겨 담아 끓이고, 맛이 순한 부추를 썰어 준비한다. 파와 비슷한 모양의 부추는 톡 쏘는 맛이 나지 않는 채소인데 특유의 향이 매력적이며 무기질이 풍부하다. 이후 미리 끓여 놓은 국물에 준비한 부추를 넣고, 재첩 살을 올리면 재첩국이 완성된다.
섬진강 재첩국수완성된 재첩국에 밥을 넣으면 재첩국밥이, 면을 넣으면 재첩국수가 된다.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국물부터 맛보자. ‘시원하다’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첩 회무침재첩 전재첩 살을 따로 모아서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부추를 함께 넣고 부치는 재첩전은 고소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싱싱한 재첩은 회로 먹기도 하는데, 주로 회무침으로 만들어 먹는다. 따뜻한 밥에 재첩회 무침을 올리면 맛깔스러운 반찬이 된다. 식당에서 먹을 때는 밥과 함께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비빔밥용 그릇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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